크리에이터 비즈니스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 IP 홀더와 IP 플랫폼
IP 홀더와 IP 플랫폼은 비슷해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IP 홀더는 IP를 보유한 주체를 의미합니다. JYP, 하이브, 디즈니처럼 자신만의 강력한 콘텐츠 자산을 가진 기업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반면 IP 플랫폼은 IP와 협업하며 가치를 확장하는 주체입니다.
콘텐츠 비즈니스와 IP 비즈니스는 대부분 이러한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변리사, 매니지먼트사, 에이전시, MCN, 제작 스튜디오 등도 모두 IP 플랫폼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IP 홀더와 IP 플랫폼 중 어느 한쪽이 더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 둘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순서의 관계, 그리고 진화의 관계에 있습니다. IP 플랫폼은 결국 IP 홀더로 발전하고, IP 홀더는 플랫폼의 형태로 확장됩니다. 즉, 두 가지 형태를 모두 갖추는 순간이 진정한 IP 비즈니스의 완성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IP 홀더의 본질: 강한 IP를 보유해야 한다
IP 홀더라면 반드시 강한 IP를 보유해야 합니다.
직접 IP를 만들 시간이 없다면, 강한 IP를 데려와야 합니다.
IP는 자산입니다.
자산을 쌓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고, 약한 IP가 강해지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강한 IP 하나가 약한 IP 열 개보다 낫습니다.
또한 IP는 분산투자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디즈니가 미키마우스, 배트맨, 루피, BTS를 동시에 소유하고 있다면 각 IP의 고유한 힘은 오히려 약화될 것입니다.
스타트업이 니치한 시장을 공략하듯, IP 홀더 역시 특정한 니치 안에서 강력한 IP를 확보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IP를 수직적으로, 수평적으로 확장해야 합니다.
수직적 확장과 수평적 확장
IP의 수직적 확장은 IP를 새로운 형태로 재해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뽀로로’의 루피는 원래 7~8세 어린이들의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잔망루피’는 20~30대 성인들이 열광하는 캐릭터로 재탄생했습니다. 하나의 IP를 기반으로 타깃 페르소나를 확장한 사례입니다.
반면 수평적 확장은 밸류체인을 넓히는 것입니다.
‘곰표’가 밀가루 브랜드에서 그치지 않고 맥주, 팝콘, 의류 등으로 확장했듯이, 하나의 IP를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으로 파생시키는 전략입니다. 즉, IP를 축으로 “제품–콘텐츠–커뮤니티–브랜드”가 연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IP 플랫폼의 본질: 밸류체인 확장과 락인 구조
IP 플랫폼이라면 밸류체인을 확장해야 합니다.
밸류체인이 없는 플랫폼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힘을 잃습니다.
물론 새로운 IP를 지속적으로 투입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동일한 가치를 여러 IP에 반복 제공하는 구조는 확장성의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낮은 구조라면 그 한계는 더욱 뚜렷합니다.
더 큰 문제는 IP 락인(Lock-in)입니다. IP 플랫폼은 자본이 있다면 누구나 유사한 형태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IP 홀더는 언제든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IP 플랫폼의 핵심은 락인 구조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락인은 단순히 계약으로 묶는 것이 아니라, IP가 스스로 떠날 이유를 없게 만드는 것입니다. 결국 플랫폼이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제안하고 제공할 때, IP 홀더와의 관계는 지속적으로 강화됩니다. 저희 두더지웍스가 지향하는 방향도 크리에이터의 IP를 기반으로 유무형의 브랜드를 만든다는 점에서 IP 플랫폼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죠.
결론
IP 비즈니스의 본질은 단순합니다.
강한 IP를 확보하고, 그 IP가 머물고 싶게 만드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
IP 홀더는 “어떤 IP를 소유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고,
IP 플랫폼은 “그 IP가 왜 우리와 함께해야 하는가”를 설계해야 합니다.
강한 IP를 만드는 확실한 방법은 없지만,
강한 IP 비즈니스를 만드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것은 결국, IP와 플랫폼이 서로를 필요로 하게 만드는 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