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짧은 삶은 숱한 방황의 연속이었습니다.
무엇 하나 진득하게 파고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청였던 기억들이 여전히 선명합니다.
두더지웍스의 첫 직원이자, 다섯 번째 팀원인 제 이야기를 한 번 풀어내봅니다.
ADHD를 가진 문제아
‘쟤랑 놀지 마’
어렸을 적 제가 자란 동네는 ‘학부모 커뮤니티’가 상당히 활발한 곳이었습니다.
동시에 자기 자식을 ‘모범생’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학부모님들도 많았습니다.
때문에 시끄럽고 산만하다는 이유만으로 ADHD를 가졌던 저는 동네에서 유명한 문제아로 불렸습니다.
당연히 공부에도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부모님과 선생님의 따가운 눈초리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천부적인 재능의 벽
고등학교 입학과 함께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수업은 전면 비대면으로 바뀌었고, 저는 매일 아침 학교가 아니라 PC방을 향해 자전거 페달을 밟았습니다.
144Hz짜리 작은 모니터 안, 그곳이 제 좁은 세상의 전부였습니다.
학교 수업이 끝날 때까지는 PC방에서 게임을 했고, 하교 후 집에 돌아와서는 새벽까지 프로리그 경기를 시청하고, 분석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프로게이머를 향한 꿈을 키워나갔지만, 현실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한국 랭킹 500위권, 딱 거기까지가 제 한계였습니다.
고등학교 마지막 겨울방학, 그렇게 저는 다시 펜을 잡았습니다.
또다시 찾아온 방황
어찌저찌 대학생이 되긴 했지만, 학교 간판이 제게 꿈을 불어넣어 주는 건 아니었습니다.
고등학생이던 때와 다를 바 없이 낮에는 강의실에 앉아 수업을 듣고, 필기 내용을 달달 외워 학점을 받았습니다.
해가 지면 청춘이라는 허울 좋은 핑계에 기대어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그렇게라도 불안으로부터 눈을 돌리고 싶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스타트업 씬에 대한 동경
우연히 참여하게 된 창업경진대회를 계기로 대학교 창업팀에 들어갔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가슴 뛰는 재미있는 일’이라고 느꼈습니다.
그 길로 저는 마음 깊숙한 곳에 창업이라는 꿈을 품게 되었습니다.
모두들 위험한 길이라며 말린다는 그 사실까지도 저에겐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TEAM ‘두더지웍스’
남아있을 이유가 사라진 학교로부터 도망치듯 휴학계를 제출하고 두더지웍스의 다섯 번째 팀원이 되었습니다.
콘텐츠 산업을 공부하고,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전략을 세우는 일을 했습니다.
두더지웍스는 저 만큼이나 변화가 잦고 헤매기도 자주 헤매는 팀이었습니다.
헤맨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헤맨다는 건 가고자 하는 길을 제대로 찾기 위함이고, 자신의 부족함을 알면서도 그것을 인정하고 극복하기 위해 용기를 냈다는 뜻입니다.
그 어려운 선택을 매번 해 나가는 이 팀과 함께 길을 찾아나가 보려고 합니다.
시도하고 후회하라
이 여정의 끝이 어디일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이 시간이 끝나면, 여태 그래왔던 것처럼 또다른 방황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지.
아니면 이 여정 자체가 기나긴 방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여태 걸어왔던 것처럼 뚜벅뚜벅 주어진 길을 걸어 나가려 합니다.
그렇게 헤매었던 만큼이 전부 제 땅이 된다는 것을 이제는 알기 때문입니다.
맞는 길을 찾는 유일한 방법
처음 가는 동네는 지도를 보며 걸어도 가끔 길을 헤매이기 마련입니다.
한 번 골목에 잘못 들어서 약속 시간에 한참이나 늦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한 번 잘못 들었던 길은 다음 번에 결코 헷갈리지 않습니다.
목적지까지 가는 맞는 길을 찾는 유일한 방법은, 헤매일지언정 길을 걸어보는 것입니다.
두더지웍스는 함께 길을 찾아갈 도전자를 항상 기다립니다.